[땅굴레터] #3. 나의 다름을 설득하려면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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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굴레터 Ep.3

나의 다름을 설득하려면


브랜드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은 뭘까?


“여기는 뭔가 다르다." 이 말이 아닐까.


이 브랜드의 행보는 뭔가 다르다,
이 사람은 뭔가 다르다,
이 콘텐츠는 뭔가 다르다…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추상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지만
쉽게 말하면 다름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그러면 그 다름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 걸까?


나는 뾰족한 게 없는데?


관심 분야도 좋아하는 것도 많은
제네럴리스트라면,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할지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문과들의 대표적인 밈이
'나는 뭐해먹고 사나’인 것처럼…


한 우물을 깊게 파는 스페셜리스트라면
차별화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겠지만

그렇게 뾰족한 인재는
상대적으로 소수일 수 밖에 없다.



세상에는 나 말고도 제네럴리스트가 너무 많다.


대부분이 뾰족하기보다는
두루뭉술한 스펙트럼 안에서
비슷비슷한 고민을 한다.


다 보여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하기


작년에 SNS를 시작하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한 스터디를 운영한 적이 있다.

자신의 강점이나 방향성을 고민하는
많은 분들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저는 엄청 특출난 부분은 없지만
A도 보통은 하고, B도 중상 정도는 되고,

또 C도 어느 수준까지는...”

다양한 사연들을 보면서 구구절절 공감이 갔다.
나도 스스로를 제네럴리스트라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시청자 입장으로 봤을 땐…

모두가 자신이 제네럴리스트라고 하니,
이 사람과 저 사람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혼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부분이
제 3자의 눈으로 보니 더 선명해지는 기분이었다.


모든 공을 잡고 싶은데
내 손은 두 개 밖에 없는 상황.


공을 하나도 놓치기 싫어서 다 잡으려다가
결국 다 떨어트리고 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결국 뭐라도 하나를 골라야
갈고 닦아서 뾰족해지던가 말던가 하는데...


모든 걸 다 고르고 싶은 마음에
결과적으로는 아무 것도 고르지 않는 거다.


설득을 위해 필요한 레퍼런스

내가 주장하는 것과
사람들이 느끼게 하는 건 다르다.


‘다르다’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무엇이 무엇과 서로 같지 않다’는 뜻이다.

그냥 무작정 다르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무엇과 다른지, 그 비교 대상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여기서 필요한 게 레퍼런스다.


예를 들어, 여기 ‘비프 부르기뇽’을 파는
식당이 하나 있다고 해 보자.

분명 흔하지 않은 요리이니
사장님은 자랑스럽게 말한다.


“이색적인 비프 부르기뇽 드시러 오세요!
특별한 한 끼가 될 거에요!”


하지만 일반적인 한국 대중들에겐
이 이름조차 생소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관심을 잘 기울이지 않는다.

다른 선택지도 많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갈비찜 같은 건데,
간장 대신 와인이 베이스라
훨씬 고급스러워요.”


갑자기 이해가 쉬워진다.


’아, 갈비찜처럼 소고기를 오래 조려
부드럽게 만든 요리구나.’

‘갈비찜은 좋아하니까
이것도 맛있을 것 같은데?’

이런 연상 작용이 바로 일어난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갈비찜과 다른 요리지만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친숙한 개념(갈비찜)을 통해
새로운 것(비프 부르기뇽)을 소개하면,


어느 정도 심상이 그려지면서
심리적 장벽을 거둘 수 있다.


유사점을 우선적으로 활용하고,
그 다음 차별점을 얘기하는 방식이다.



… 이걸 나의 고민에 적용해보려면?


’내가 어느 카테고리에 속할지’,
‘어떤 것과 유사하게 인식될지’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레퍼런스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이 것 때문이었구나.


이것도 결국 커뮤니케이션


정말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은
딱 필요한 말만 하면서도,
단번에 알아듣게 만드는 것 처럼


장점이 아무리 많아도 짧은 시간 내에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 없다.


내 얘기를 오래 들어줄 만큼
사람들은 여유롭지 않다는 걸 기억하자.


얼마나 독특한지,
얼마나 희소한지도 중요하지 않다.

설득이 되느냐가 중요하지.



나를 짧고 굵게 이해시킬 수 있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이미 익숙한 개념은 뭘까?

그리고 나는 거기서 내가 줄 수 있는
+a의 가치는 뭘까?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차별화는 단순히 ‘튀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치밀한 ‘논리적 과정’이다.

이 점을 깨달았다면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에 매몰돼
특이한 것만 쫓는 브레인스토밍을 멈추고,

경쟁적 우위를 점하는
차별화 전략을 모색할 준비를
단계별로 갖추어야 할 것이다.


<나음보다 다름>, 홍성태, 조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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